개발자의 취업 준비는 우주를 떠도는 것과 같다.
목표는 칠흑 속 한 점의 빛과 같고, 어떻게 가느냐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 취업 준비 기간을 돌이켜 보며 동기, 후배, 선배에게 하는 말이다.
결국에 책만 보는 공부는 의미가 없고, 문제를 무한히 푸는 것도 도움은 될 지언정 결정적인 역할을 하진 못한다.
머릿속에 있는 건 반드시 끄집어 내야하고, 이것을 타인에게 증명하는 건 결국 '프로젝트'다. 개발자의 성장 또한 프로젝트를 거쳐야 속도가 붙는다. 가능하다면 이를 주도하는 역할을 해 보는 것이 좋다.
면접때 강점으로 내세운 부분은 성실성, 끈기, 자기주도성, 추진력, 결단력 이었고, 가치 있다 판단했는지 인턴 조기종료와 함께 1차 연봉 인상, 그리고 해가 바뀌며 30% 수준의 연봉 인상이 있었다. 초봉이 좀 적었으니 이제야 제 자리를 찾은 수준이긴 하지만...
입사를 하며 세운 목표는 몇 안된다. 그냥 현상 유지가 목표였던 것 같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계속 띄우기, 공부는 멈추지 않기, 운동은 계속 하기, 일을 하며 뭐라도 배우기...
취업 준비때 부터 진행하던 팀 프로젝트는 팀원들이 하나씩 사회인이 되며 느려지긴 했지만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더 체계적으로 확실히 한 발씩 내딪고 있다.
간간히 하던 개인 프로젝트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회사 선후배들과 입사 동기들, 친구들, 그리고 그들의 주변에 테스트 하며 후작업중이고,
용돈 벌이용 사이드 프로젝트가 또 하나 진행중이다.
작년엔 마라톤도 다녀왔고... 조금 불규칙하게 바뀌었지만 운동도 꾸준히 하긴 하는 것 같다.
전부 계획대로였고, 내가 원해서 하는 것들이고, 다 좋았는데 사람의 체력이 무한하지 않고, 나의 젊음이 영원하지 않으니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으리라... 점점 히스테리가 늘더니 사소한 문제로 동기와 다투게 됐다. 아마 선배의 "XX가 고장 날 때가 된 것 같은데 오래 버티네..." 라는 말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말이었을 거다. 문제와 잘못은 감춘다고 해결되지 않는 다는 걸 잘 알기에 즉시 사과하고 일과에 휴식을 추가했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세 개 마무리 했다. 아마 볼 일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UIKit을 다시 만났고, 한 번 배워뒀으니 다행이지... 난리 날 뻔 했다. 머슬 메모리가 작용한 덕분에 금새 손이 풀려 어쩌다보니 SwiftUI, UiKit을 동시에 쓰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그러면서 SwiftUI가 UIKit을 완전 대체하게 되는 날은 생각보다 멀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많이 배우고 있다. 쉽게 보지 못할 대형 프로젝트의 소스를 보기도 하고, 여러 방식의 구현을 보며 무지를 체감하고 있다. iOS 개발자지만 결국엔 모바일 개발자가 되어야 하고, 일적으로 소통하다 보면 결국 서버나 웹 쪽의 일을 확인 해야할 경우가 생긴다. 개발자에게 언어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대충은 맞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특히나 요즘처럼 AI가 활개치는 세상에선 더더욱이 말이다.
AI는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무섭다. 슬슬 이 정도라면 정말 기존 개념의 신입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사용자의 역량과 이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시니어와의 간극을 메우는 날개가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 또한 든다. 그래서 AI로 이것저것 시도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중이다.
앞으로는 어떤 개발자가 되어야 할까, 경기가 좋지 않고, 아직은 그래도 회사니 비틀면 뭐든 배울 게 나와 이 회사에서 배울 게 남았으니 아직은 이직 생각이 없다. 아니, 아직은 자신이 없다. 시간을 조금 쪼개 Flutter를 스택에 넣어 볼 생각은 있다. 취업 전에 마음 먹고 강의까지 사놨더만 듣지도 못하고 기간이 만료됐더라... 그리 분량이 많지도 않았었는데...
아무튼 봄이 찾아왔다. 올해는 기대가 되는 한 해이다.
문뜩 대표님이 '공부를 왜 그렇게 악착같이 하느냐' 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때 내 대답은 '불안해서 한다.' 였다. 이제와 풀어 덧붙이자면 '내 앞에 누가 있고, 내 뒤에 누군가 쫓아오고 있으니 어떻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게 뻔하다. 다만 조금 달라 진 건 나의 무리로 인해 주변이 상처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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