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얼마 전 GR 3x가 공개됐다는 글을 적은 적이 있었다.
원래 사용하던 77D를 차고 여름휴가 때 들고 갔다가 그 무게 때문에 지옥을 경험하고 급하게 찾게 된 콤팩트 카메라로,
당시에 준수한 접사 능력과, 일상 스냅에 유리한 GR 3에 딱히 특출날 것 없는 디자인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졸업작품을 끝내고 한참 여행의 꿈을 꾸기만 했을 때니 알게 된 건 20년 여름이었고 때마침 스트릿 에디션으로
너무 예쁜 주황색 링을 장착한 파생 제품이 나오고 있었다.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면 구입했을 정도로 예뻤으나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과 실상 19년에 나온 카메라였으며,
때마침 GR 4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고, 코로나라 어차피 못 다닌 다는 핑계로 간신히 참을 수 있었다.
21년이 대부분 지나가고 With 코로나를 실행하느니 마느니 하는 지금 상황에서 GR 4가 아닌 GR 3x에 대한 소식이 들렸었다.
디자인과 무게는 거의 변하지 않았고,
홍보하는 대부분의 기능이 업데이트로 GR 3에도 제공된다니 렌즈의 구성이 28mm에서 40mm로 바뀐 것만이 주요한 특징이다.
한국에 출시된 가격은 131만 9천 원으로 118만 9천 원인 GR 3 대비 12만 원 정도 비싸다.
12만 원의 가치가 바뀐 렌즈 구성에 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고, 심지어 나는 이 카메라를 적어도 내년에나 살 계획이었다.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는 말이다.
본론
정식 유통사인 세기몰에서는 9월 중순 ~ 말 경에 이미 사전예약을 받고, 배송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구입한 10월 12일 새벽에는 이미 2차 예약까지 품절이 된 상황에서 딱히 괜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도 없고,
유통사인 세기몰에서도 물량이 없는 것처럼 보여 적당히 비싼 130만 원 중반에
처음 듣는 제조사의 128GB 메모리를 끼워주는 제품을 찾아
10월 중순 이후 순차 발송한다는 제품을 구입했다.
내일 가족 여행이 있지만, 카메라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걸 알길래 본격적인 사용은
올해 겨울에 있을 캠핑과 여행을 예상했으니 그리 급한 마음은 아니었는데,
대뜸 아침에 일어나니 입고됐으니 찾아가라는 문자를 받았고, 여의도에 볼 일이 있는 김에 당일 픽업을 했다.
GR 3의 리뷰들을 보니 박스는 이름에 x 하나 추가된 거 말고는 크게 다른 점을 못 찾았다.
박스를 열면 가장 위에 시리얼 번호가 적힌 A4용지 쭉 찢은 시리얼 카드와 세기P&C의 개런티 카드가 보인다.
그다음엔 77D 보다는 작고 얇아서 좀 낫지만 역시 읽기 싫게 만드는 매뉴얼이 존재한다.
다만 카메라의 메뉴얼 자체는 카메라 조작법 등 유용하고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마냥 던져버리기보다는 읽어 보는 쪽을 추천하고, 또 그러고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출시 초기라서 그런지, 아직 예상을 못했는지 세기몰에도 전자화된 매뉴얼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영문과 일어로 된 매뉴얼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하여 크게 볼 수 있으니 링크를 첨부한다.
매뉴얼을 들면 카메라 본체와 배터리 하나가 눈에 띈다.
그리고 아래 박스의 민 틈으로 월차저와 케이블이 보인다.
이게 구성품의 전부이다.
GR 3x는 A to C타입의 표준 단자를 가지고 있고, 이건 77D를 사용하던 내게 굉장한 메리트다.
77D는 어디 써먹지도 못하겠는 미니 B 단자와 별도의 배터리 어댑터를 사용해 충전해야 하고,
이건 어찌 됐건 콘센트를 하나 더 먹는다는 소리니 꽤나 번거롭고 난잡하다.
GR 3x의 어댑터 출력은 5V 1A로 5W의 출력을 가지고 있고,
카메라 본체가 얼마까지 받을 수 있는지는 자세히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건 전자제품을 구입하는 입장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
일단은 멀티포트 어댑터로 별 무리 없이 충전되고 있다.
동봉된 배터리는 DB-110으로
정가는 50,000원에 유통사인 세기몰 기준 47,000원 + 배송비 3000원으로 결국 5만 원이다.
여기에 배터리만 충전할 수 있는 크레들인 BJ-11이
정가 59,000원에 세기몰 기준 55,460원 + 배송비 3000원으로 58,460원이다.
세상에... 배터리 추가는 신중히 생각해 보도록 하자.
여하튼 배터리는 1350mAh에 4.9Wh의 스펙이고, 완충 시 최적의 환경에서 200장을 찍을 수 있다니
어쩌면 배터리 하나로는 부족한 상황이 많을 것 같다.
카메라가 작은 만큼 배터리도 작고, 휴대하기 편하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외관은 위와 같다.
이런 콤팩트 카메라는 처음이라 렌즈를 보호하고 있는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안해 보인다는 점이 눈에 띈다.
디스플레이는 큼지막해 보이지만 베젤이 좀 있는 편이라 적당한 편이고, 심지어 좌우가 비대칭이다.
음... 기본적으로 뷰파인더가 없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촬영을 해야 하므로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다.
대신 시야각이 우수한 편이라 거의 수평으로 봐도 문제가 없다.
배터리를 포함한 최종적인 무게는 262g으로 아이폰 13 프로 맥스보다 30g 정도 더 무겁다.
평면적인 크기는 아이폰 13 미니 보다도 작아 엄청 콤팩트한 인상을 주지만,
두께는 어쩔 수 없이 좀 있는 편이라 잡는 느낌은 나쁘지 않다.
다이얼의 느낌도 나쁘지 않고, 셔터 버튼은 구분 감이 확실하진 않지만 사용하는데 문제는 없다.
여타 카메라들과 마찬가지로 앱을 통한 몇몇 기능들을 제공하는데,
앱 로딩 화면부터 불안하더니 영 대충 만든 티가 난다.
77D도 썩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앱을 대충 만드는 건지,
카메라와 연동하는 앱인데 카메라 성능들이 못 받쳐 주는 건지... 흠...
결론
대충 첫인상은 썩 대단하지 않다.
- 쓰레기가 너무 많고
- 구성품이 알차다는 느낌은 별로 없으며
- 추가 액세서리들의 필요성이 높은데 비해 가격이 너무 많이 비싸다.
렌즈 변경으로 인한 초점 거리 변화는 일반 촬영보다는 접사에서 너프가 심한 편이다.
GR 3의 접사 최소거리가 6cm인데 반해 GR 3x는 12cm로 사진을 찍어 보면 생각보다 멀리서 포커스를 잡아야 한다.
아이폰 13 미니와 비슷한 수준의 접사를 얻기 위해서 조금 떨어져도 되기 때문에 장점일 수 있겠으나
문제는 130만 원짜리 카메라로 아이폰 13 수준의 접사밖에 못 찍는다는 거다.
렌즈의 변화는 사용자의 취향과 더불어 카메라의 용도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예상을 못한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
그래서 구매를 후회하는가?
글쎄...
주변에 있는 것들을 찍어 봤을 때, 하지도 못하는 보정을 하지 않아도 썩 괜찮은 사진들이 나오고 있다. (포지티브 적용)
본격적으로는 내일 써봐야 알겠지만 사진 자체로는 존재감이 확실하다.
카메라는 무엇보다 결과물로 이야기하는 제품이니까.
앞으로도 종종 촬영한 사진들을 올려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걸로...
참, 카메라 링은 호환되는 제품들이 좀 있을 것 같았는데 그런 거 없다.
마음에 들었던 오렌지 링은 영영 쓰지 못할 것 같다...
+
2021년 10월 25일
세기몰에서 한국용 메뉴얼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Log
2021.11.25.
세기몰의 한국판 메뉴얼 소식 추가
2021.10.18.
사진 게시판 링크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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