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아직 학번이 존재하던 시절,
입학 때 샀던 30만 원짜리 펜티엄 랩탑 대신
교재와 노트 대용으로 큰 맘 먹고 샀던 아이패드 프로를 어떻게든 알차게 쓰려는 노력을 했었다.
이렇게 폴리오와 일체형인 케이스들이 막 나오기 시작하던 때로,
눈길이 가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22.9만 원이라는 대단한 가격과
주 목적인 필기 시에는 어쨌든 케이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쉽게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렇다고 옛날부터 사용하던 Apple Wireless Keyboard를 사용하자니
신형도 가뜩이나 큰데 구형인 내 건 진짜 너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같은 생각을 사람들이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고
결국 입에 오르내리는 로스트 테크놀로지 급의 제품이 하나 있었다.
본론
MS Universal Foldable Keyboard다.
요즘엔 그 명성이 조금 바랬지만 MS는
PC 액세서리 분야에선 나름 '하드웨어 명가'라고 불릴 만큼
마감과 완성도가 대단한 수준이었던 때가 있었고,
이 키보드는 그 시절의 제품이다.
출시 당시 가격은 10만원 정도 수준으로 현재 판매 중인 비교할 만한 다른 브랜드 있는 키보드와 비교했을 때
크게 비싸지 않거나 오히려 저렴한 가격으로 생각 된다.
아마 단종된 지금에야 구매하려면 웃돈 주고 해외구매를 하게 될 텐데,
멕시코 자판 등 가뜩이나 어색한 배열에 더 어색한 상황이 될 수 있으니
적어도 영문 자판인지는 잘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자.
블루투스 4.0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기기를 지원하고,
내장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한 번 충전으로 30일가량 사용 가능하다.
패키지는 오른쪽의 자석으로 부착돼 있는 커버를 열면 된다.
자력이 상당히 강해 한 손으로는 박스에 손상이 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불안하게 열린다.
커버에는 제품의 간단한 설명이 그려져 있다.
실제로 매뉴얼이 들어있긴 하지만 커버 안쪽의 그림으로 전부 이해될 만큼
사용 방법이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두 대의 페어링을 기억할 수 있으며,
해당 기능키들을 한 번 누르는 것으로 전환, 길게 누르는 것으로 연결할 수 있다.
키보드를 접으면 자동으로 꺼지고, 열면 켜진다.
얼마나 간단한가!
박스 안에는 키보드가 꼭 맞게 들어있다.
고무 재질이나 실리콘은 또 아니고, 패브릭이라기엔 또 꽤나 견고하다.
검은 제품의 표면에 'Microsoft'의 로고가 깔끔하게 프린팅 돼 있어 첫인상이 꽤나 좋다.
제품을 꺼내면 오른쪽엔 micro-usb 충전 케이블이 하나 들어있고,
중앙에는 QC확인서, 보증서와 매뉴얼이 바닥에 붙어있다.
접었을 때의 두께는 12mm로 상당히 얊고,
크기는 145mm * 125mm로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크기다.
펼쳤을 때의 두께는 6mm로 거의 바닥에 붙어 있고,
크기는 295mm * 125mm로 폭 자체는 일반적인 TKL 키보드 보다도 좁다.
제품의 오른쪽에는 충전 포트가 있고, 접합 마감은 들뜸 없이 훌륭하다.
제품의 콘셉트는 블랙&화이트로 상당히 절제돼 있고,
사진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자판을 제외한 대부분의 하얀 각인들은 LED로 발광한다.
너무 눈에 띄지도 않고 고급스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블루투스 4.0 이상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기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쉽게 볼 수 없었던 맥의 Cmd 키도 자판에 각이 된 걸 확인할 수 있다.
폴더블 키보드이기 때문에 가운데를 중심으로 자판이 나뉘어있다.
다만 완전히 50:50은 아닌지라 전체적으로 오른쪽 특수키들이 조금씩 줄어든 모양새를 하고 있다.
6열 배열이기 때문에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펑션키들도 존재한다.
음소거, 볼륨 조절, 미디어 컨트롤, 검색, 잠금까지 8개의 기능키가 존재하고,
키보드 자체의 기능키들을 합치면 11개의 기능키가 최 상단에 위치한다.
방향키 부분도 선호도가 높은 역 T 배열은 아니지만 적당한 배열이다.
결론
함께 알고리즘 공부를 시작했다던 친구(Whale)의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그중 한 녀석은 안타깝게도 랩탑 없이 아이패드를 사용해 코딩을 하고 있다.
덕분에 조만간 맥북을 구입할 거라는 결심을 한 걸로 아는데,
새 맥의 공개가 머지않았기에 당분간은 현재 환경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때문에 내가 직접 사용하기보다는 녀석에게 전달해 사용하게끔 할 생각이다.
지금도 자리가 빈 애플 Wireless 키보드를 빌려주고는 있지만
내 친구의 선물이었던 만큼 다시 내 품에 돌려놓는 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잠깐 사용해보고 느낀,
그리고 내가 기대하는 부분을 조금 정리해 보자면
장점
- 작고 가볍다.
엄청 콤팩트하다.
아이패드 미니 6보다도 작다.
정말 크나큰 장점이다. - 방수 지원.
무려 생활방수를 지원한다.
공부를 하다 커피를 엎어도 안심이다. - 사용시간.
신품 기준 1회 충전에 30일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약속 잡힌 전 날 대충 충전했다가 들고나가는 것으로 배터리는 거의 신경 쓸 필요가 없다. - 자유롭다.
일체형 키보드들 대비 배치의 자유도가 높다.
가령 아이패드를 조금 더 멀리 둔다거나, 조금 더 안정적인 위치에 둘 수 있다.
이는 타이핑 자세의 자유를 의미하며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다.
단점
- 구매 난이도.
단종된 지 몇 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구하기가 힘들다.
웃돈을 들여 외국 배열을 구입하거나 중고를 구해야 하는데,
필자처럼 좋은 매물을 좋은 가격에 구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그야말로 로스트 테크놀로지... - 양쪽 자판의 간격.
구조 덕분에 좌우 자판의 간격이 넓은 편이다.
솔직히 더 넓은 걸 찾기 힘들지 싶다.
이는 타법에 따라 매우 불편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변태 배열.
표준의 형식을 따르고는 있지만
콤팩트 배열의 일부이기 때문에 오른쪽 특수문자 키들이 줄어든 점,
방향키가 역 T 배열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적응이 많이 필요하다.
초기엔 사용성이 심각할 수준 - 상단 OS키.
여러 기기들을 지원하기 위해 백스페이스 위에 존재하는 OS키로
기능들을 해당 OS에 맞도록 변경할 수 있다.
문제는 백스페이스 대신에 해당 키를 누르는 경우가 빈번하다.
전원 키나 delete가 아닌 게 다행이긴 하지만 불편한 건 불편한 거다. - 충전 방식.
어쩔 수 없지만 micro-usb는 현시대에는 단점이다.
아이패드 프로를 처분하고 미니를 사용하는 나에게,
키보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작업을 맥북으로 처리하는 나에게는 중요도가 조금 떨어지는 제품이지만
내 친구의 상황처럼 특수한 경우 거나 아이패드에 키보드를 사용할 일이 있다면
자유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고의 선택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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